[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3 Post Production

[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3 Post Production

신재민 (engineer)

기존의 작업 방식과 다르게 시도한 부분들이 뭐 여럿 있었지만, 너무 동떨어진 트랙에 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항상 있었거든요. 그런데 믹스를 듣는 순간 “아! 결국에는 실리카겔이구나”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좋은 의미로!

김한주

‘In The Box’로 작업한 데모가 이 정도 레인지의 사운드라면 훨씬 풍성한 음장을 가질 수 있게끔 가공이 되는 과정이 즐겁고 좋아서 그런 부분이 일단은 가장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음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이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섞이면서 나도 몰랐던 포텐셜이 발견된다거나 예컨대 이번 'NO PAIN' 같은 경우는 2절에 처음에 엘렉기타랑 보컬만 나오는 편곡이었는데, 거기에 스트링과 이것저것 소스가 추가되고 브릿지로 접어들기 직전에는 피킹 하모닉스라고 해야 하나 그런 노이즈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김춘추, 최웅희가 막 기타로 이렇게 뭐 좀 해보고, 결국에는 반영이 안 됐지만 808 같은 걸로 드럼 머신을 여기다 넣어볼까 이러는 일련의 과정들이 항상 있었고 그게 굉장히 곡의 중요한 발전 포인트를 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이래서 너무 혼자만 만들면 음악이라는 게 또 아쉬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그렇죠.

(춘추 : 좋네요.)

김춘추

믹스를 하면서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받는 어떤 소스들에는 다른 처리를 안 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까 처음에 목표하는 시점부터 가고자 하는 길을 최대한 잘 다듬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게 믹스를 하기 위해 했던 가장 큰 생각이고 최대한 제가 가진 장비를 사용하려는 게 목표였어요. 내가 사용하는 장비들이 어떤 내 캐릭터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도 해서 그 장비들이 가진 컬러들을 최대한 끌어내서 사용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그게 좀 컸던 것 같아요.

신재민 (engineer)

실리카겔의 작업은 항상 믹스 단계 혹은 녹음 단계에서부터 매우 많은 얘기들을 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우리는 최종목표 지점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작업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헤맬 일이 없어요. 각자 역할들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믹스가 끝난 다음 마스터 과정에서 어떤 방향으로 더 빌드업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춘추가 마스터에서 좀 더 배음이 더 붙고 좀 더 풍성한 사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죠. 그래서 마침 최근에 마스터링 체인에서 시도하고 있는 방식이 테잎레코더를 쓰는 방식인데 처음에는 사실 저는 안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많았는데, 춘추가 적극적으로 한번 써보자고 제안을 해줘서 실제로 돌려봤더니 믹스에 비해서 굉장히 좋아지는 부분들이 생겼고 결국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지금의 결과물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김건재

만들어지는 그 순간들을 뒤돌아보면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났는데, 이렇게 남아서 돌아볼 수 있는 과정이 있으면 재밌기도 하고 저 때는 저런 생각을 했다는 멋진 족적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춘 감독님, 웅 감독과 배민지 감독 앞으로 더 고생해주시고요. 나는 이제 이거 찍고 퇴근할 거예요.

(춘추 :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