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2 Recording
[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2 Recording
'음악역 1939'라는 공간 먼저 설명하자면.. ‘컸어요.’ 첫인상은 그냥 컸다! 크고 높은 곳에서 녹음하다 보니 시도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았고 그 부분이 일단은 저희한테 가장 그동안 녹음과는 다르게 접근될 수 있는 부분이었던 거죠.
일단은 드럼 레코딩을 좀 넓은 공간에서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넓고 잔향감이 좋고 시원한 느낌을 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일단 있어야 하고 이 곡은 라이브의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합주 녹음이 가능한 곳이어야 했어요.
'I'MMORTAL (feat. sogumm)’에서도 드럼이랑 베이스가 같이 녹음하는 방식은 한번 했었어요. 근데 이번에 'NO PAIN' 같은 경우에는 네 명이 함께 했죠. 두 명은 기타를 치고 한 명은 베이스를 치고 한 명은 드럼을 치니까 녹음한다는 생각이 안 들기도 했어요. 저는 원래 녹음할 때 되게 얼어붙는 스타일인데, 그 음악역에서 했던 녹음은 매우 새롭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녹음이 좀 재미가 있지 않나.. 물론 단점도 있어요. 나는 괜찮은 테이크였는데 혹은 쟤네가 너무 괜찮았는데, 내가 과연 이게 베스트였을까 하는 그런 것들.. 그리고 우리는 밴드니까 앞으로도 이 방식이 되게 더 맞지 않을까? 우리가 어떤 장르적인 변곡점을 맞이한다거나 탈피하지 않는 이상은 이 방식이 주는 장점이 훨씬 클 거라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확실히 기계적으로 연주한 것 치고 실리카겔에서 가장 인간적인 파형을 가진 음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있어요.
데모를 편곡까지 싹 해서 멤버들과 공유하고 그 후에 발전되는 과정에서 또 많은 걸 느끼는데, 제가 데모를 작업하는 단계는 항상 ‘In the box’로만 작업을 하다 보니까 세츄레이션 같은 것이 엄청 인위적인 상태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트랙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내 작업 환경에서는 한 트랙으로 그 사운드 스케일이 다 차지 않으니까 혼자 작업할 때 악기를 더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멤버들과 이것을 같이 가공하게 되는 단계에서는 훨씬 더 네추럴하고 리얼하고.. 그리고 depth가 있는 마이킹 소스들 같은 것도 많이 쓰게 되다 보니까 내가 작업해 놓았던 데모가 만약 무지개 색깔이라면 우리가 가공하는 과정에서 “여기서 제일 중요한 색깔이 보라색과 빨간색이라면 나머지 색깔 중에서 이렇게 색을 섞으면 하얀색이나 검은색이 되니까 살릴 걸 살리고 나머지 무지개 색깔들은 백그라운드에 넣어 두자” 이런 과정을 가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드럼은 ‘SONOR’ 스네어에는 ‘LUDWIG’ 의 ‘Hammered Bronze Supraphonic’ 그리고 ‘PAISTE Crash’ 그리고 오른쪽에 ‘BYZANCE Extra Thin Crash’, ‘Foundry Reserve Ride’ 그리고 하이햇을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구관이 명관이라고 ‘MEINL’로 최종 셀렉했었습니다. 그런 장비들이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