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1 Impression
[NO PAIN : THE WORLD WITHOUT MUSIC] ep.01 Impression
‘NO PAIN’의 경우는 시간 감각에 대해 집착을 해왔던 내 자신이 너무 나약하게 느껴져서 나약한 내 모습을 그냥 있는 그대로 고백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나와 같은 내용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되게 복종해야 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지금 얘기하고 있는 시간도 그렇고 “나는 이런 것에 복종하고 있어, 근데 그게 너무 힘들고 내가 너무 많이 약해져 있다.” “약해져 있는 사람들끼리 유대 관계를 쌓을 수 있게 내가 만든 집에서 노래합시다.” 이런 내용과 이런 배경을 녹여내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 데모를 가져오면 진짜 야생 동물이 와서 "안녕하세요. 김한주입니다.”라고 말하는 음원이 오거든요. 근데 그게 최고 매력인 것 같아요. 저는 감히 따라 하지 못하는 느낌이어서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할 수가 없이 좋습니다.
한주가 계속해서 쓰고 있는 드럼 가사 악기는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밴드부 시절에 어떤 다 같이 루트백킹을 하며 즐거워하던 고난도의 그런 플레이들이 있지 않나요?
‘NO PAIN’같은 경우는 되게 실리카겔의 어법이 아닌 팝한 느낌의 사운드의 곡이었고, 멜로디도 그런 분위기여서 굉장히 놀랐던 게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이런 것을 실리카겔의 어법으로 했을 때 어떻게 보면 기괴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나름대로 도전적인 곡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재밌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곡을 쓰는 거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이제 나약해진...
(아아 잠깐만! 쥐 났어. 잠깐 갑자기 쥐가 났어요. 죄송합니다. 나약해졌어.)
원래 예전 작곡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반복하는 방식의 작곡법을 되게 좋아했었고 ‘단순히 반복을 하기 때문에 좋다.’ 보다는 항상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엄청나게 많이 고민하는데, 내가 시간에 대해서 하는 고민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 최대한 미니멀리즘 하게 곡을 쓰는 것과 펼쳐진 시간뿐만 아니라 이 스펙트럼 안에서 한순간이 딱 냉동됐을 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는 곡들이길 바래서 짧은 순간에도 시간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곡을 쓰는 게 목표였던 것 같아요.